[천사&칼럼] 치매 앓는 엄마가 놓지 않았던 기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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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앓는 엄마가 놓지 않았던 기억
부산경찰 페이스북에 올랐던 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남루한 행색의 할머니 한 분이 보따리 두 개를 들고 거리를 헤맵니다.
" 한 시간 째 왔다 갔다, 할머니 좀 이상해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부 아미파출소 경찰관들이 이것저것 여쭤보니 할머니는 ..
"우리 딸이 애를 낳고 병원에 있다" 는 말씀뿐, 정작 자신의 이름도 딸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고 보따리만 하염없이 부둥켜안고 발만 동동 굴리십니다.
슬리퍼 차림이 인근 주민일 것이라 판단해 경찰관이 할머니 사진을 찍어 동네를 수소문한 끝에 할머니를 아는 이웃이 나타났고, 딸이 입원한 병원을 전해 들어 순찰차로 모셨습니다.
갓난쟁이와 함께 침대에 누운 딸의 곁으로 간 할머니... 품 안에 꼭 안고 있던 보따리를 주섬주섬 풀어 수고한 딸 앞에 내어놓은 것은 다름 아닌, 다 식어버린 미역국과 나물 반찬, 흰밥, 두꺼운 이불입니다.
"어여 무라.. 어여 무라.."
치매를 앓는 엄마가 놓지 않았던 기억 하나.. 온전치 못한 정신에도 자신을 위해 미역국을 품고 자신을 찾아 헤맨 엄마를 본 딸은 펑펑 눈물을 쏟아내며 병실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노인 치매 환자 수 64만 8천 명 전체 노인인구의 약 10% 지난 2016년 실종된 치매 환자 9,869명 하루에 27명의 치매환자가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노인이 되어 치매로 소중한 기억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가슴 한 켠에 자식을 향한 따뜻한 마음만은 본능적으로 지니고 있는 사연의 할머니처럼 치매로 자신의 기억을 잃어가지만, 가슴속에 소중하고 뜨거운 무언가를 지니고 살아가는 노인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비단 이것은 자식이 없는 노인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 때문에, 가난 때문에... 수많은 이유로 홀로 외로운 삶을 억척같이 살아오다, 세월에 넘어져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독거노인의 삶에도 가슴속에 꼬옥~쥐고, 놓고 싶지 않은 소중한 기억 하나쯤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분명 외로운 삶 끝에 손을 내밀어 준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치매로 모든 기억이 점점 사라지겠지만, 소외되어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독거노인의 여생에 마지막 소중한 추억 하나가 가슴에 새겨질 수 있도록 많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가 함께 독거노인의 서러운 삶을 어루만져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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